남자친구가 나에게 변했다 . .
그런날이 있다. .
나에게는 갑자기 뭔지 모르는 공포감과 불안감이 몰려오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초조하고 나 자신을 삼킬것 같은 날이 있다 .
그러한 날이 오면 ,
남자친구에게 나는 내 마음에 있는 하나의 감정까지도
속이지 않고 모두를 말한다.
그러지 않으면 , 버티기 힘들거 같아서..
나와 남자친구는 오랫동안 연애를 했다 .
처음엔 남자친구가 나의 이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해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그리고, 나에게서 도망가고 싶어했다.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날들이 너무 많이있었지만, 그런날들을 묵묵히 우리는 같이 견뎠다.
나에게 그런 날도 있었고, 남자친구에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서로가 서로를 가장 필요한 사람으로 ,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
우리는 서로에게 남았다.
남자친구가 어느순간부터 . . 변했다.
그런 날이 또 나에게 닥치면, 이제 도망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바꾸려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여줬다.
나에게 오는 이런 아픈 감정들을 남자친구가 받아들여주고 있었다.
어느 순간 부터 나는 , 조금씩 아프지 않아지고 있는 거 같았다.
그런 날은 항상 찾아오는데 왠지 그 주기가 짧아졌다. 금방 웃게 되었다.
왜냐하면, 남자친구가 나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나서부터
우리는 같이 같은 감정을 서로 느끼려고 했다.
그런 날이 오면, 남자친구는 나의 모든 감정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들어준다.
그리고, 나에게 남자친구는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 고,
"그리고 함께 이야기하고 상의하자 그러면 다 해결되니까" 라고 . .
나에게 . . .
남자친구인 이 사람은 나를 지켜주는 부모와 같고,
나의 모든 것을 알아주는 친구 같고,
그리고 아무런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오로지 내편만을 들어주는 영혼의 동반자이다.
나에게 그런 날에 ..
남자친구는 나에게 "그냥 울어"라고 말한다.
내 하고 싶은대로 , 그냥 하라고 말한다.
갑자기 평일 늦은 저녁 ,
남자친구는 ,
마음이 아픈 나를 아무도 없는 외곽의 예쁜 까페에 데리고 간다.
따뜻하고 예쁜 커피를 고르고, 나를 보고 웃는다.
심박수가 느려지는 음악을 들으면서, 남자친구는 나와 함께 무얼하든 좋다고 말한다.
남자친구는 나의 사진을 담는다.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지우지 않는다. 모든것이 예쁘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남자친구는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변했다.
울고 있는 나에게 울지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힘들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멈춰있는 나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한다.
SNS용 까페 사진은 이렇게 찍는 거라고, 알려주는 나에게
뭐가 그러냐면서 되받아치고선 결국 우스꽝스러운 나의 모습을 또
자신의 카메라에 담는 내 남자친구 . .
난 ,
내가 속도가 늦어졌다고 나때문에 너를 내가 멈추게 하는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 .
남자친구는 ,
"우린 늦어진게 아니고 같이 가고 있는 거고,
이렇게 가는 것이 빠르게 가고 있는 거야 ~
그리고 난 우리가 늦어졌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 라고 말한다.
서로가 각각의 속도가 있다.
어느 순간 그런 날이 오더라, 한번만 오는 것도 아니더라. .
나를 온 세상이 잡아서 못나아가게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를 멈춘것만 같은 날이 오더라 . .
서로를 원망하고 탓하던 연애 초 . .
우리는 함께 견디고 서로를 견디면서 속도를 맞춰 나아갔다.
서로를 포기한적이 없었다.
그 시간을 견뎌내면서 남자친구가 변했고, 내가 변했다.
더 느린사람에게 속도를 맞추고 있더라 . .
우리는 그렇게 그냥 함께 만들어져가고 있었다.
지금의 우리가 되고,
우리 속도가 되고 서로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더라 . .